이름이 비슷해도 다른 지수일 수 있습니다
주식은 회사의 일부를 소유하는 지분입니다. 여러 회사의 주가 움직임을 하나의 숫자로 모아 보여주는 것이 주가지수이고, ETF는 특정 지수와 비슷하게 움직이도록 주식 등을 담을 수 있습니다. 이때 따라가려는 기준을 기초지수라고 합니다. 같은 나라의 큰 회사에 투자해도 어떤 회사를 얼마나 담는지 다르면 같은 지수를 따르는 것은 아닙니다.
가상 기업 A와 B만 있는 지수로 생각해 봅시다. 한 기간 동안 A 주가는 10% 오르고 B는 10% 내렸습니다. 처음 돈을 A에 80%, B에 20%씩 두었다면 지수 수익률은 0.8 × 10% + 0.2 × (−10%) = 6%입니다. 반반씩 두었다면 0%입니다. 기간 중 비중을 바꾸지 않고 배당·비용도 없다는 가정입니다. 같은 두 회사인데 담은 금액의 비율 때문에 6%p, 즉 6퍼센트포인트 차이가 났습니다.
실제 지수도 비중을 정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주가에 발행 주식 수를 곱한 회사의 시장가치를 시가총액이라고 합니다. 이 값이 큰 회사에 더 많이 배분하는 지수와 모든 회사에 똑같이 배분하는 지수는 다릅니다. 상품명에 모두 “미국 대형주”가 들어가도 기초지수 전체 이름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같은 지수라도 따라가는 방법은 다를 수 있습니다. 지수의 모든 자산을 사는 펀드가 있고, 일부만 골라 전체와 비슷하게 움직이려는 펀드도 있습니다. 다른 자산이나 지수의 가격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계약인 파생계약을 쓰기도 합니다. 계약을 쓴다면 상대방이 약속을 못 지킬 위험과 그에 대비해 맡긴 담보도 봐야 합니다. 운용 목표가 같다고 실제 보유 자산과 위험까지 같지는 않습니다.
회사가 주주에게 나눠 주는 돈인 배당을 지수에 포함하는지, 어느 통화로 성과를 계산하는지도 맞춰야 합니다. 또 하루 수익률의 배수나 반대 방향을 목표로 한 상품은 목표 자체가 다릅니다. 일간 2배 ETF의 계산 예시에서는 지수가 제자리로 돌아와도 ETF에 손실이 남는 이유를 볼 수 있습니다.
연간 보수와 매매 비용을 나누어 계산합니다
펀드 운영에는 돈이 듭니다. 가상 상품 A와 B의 연간 비용률을 0.10%, 0.30%로 놓고, 비용 계산 대상인 평균 투자 가치가 1년 내내 100만 원으로 같다고 합시다. 단순히 환산한 비용은 1천 원과 3천 원으로 연 2천 원 차이입니다. 실제로는 펀드가 가진 자산에서 빚을 뺀 순자산이 계속 변하고 계산 방식도 달라져, 이 금액이 그대로 청구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두 비율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도 읽어야 합니다. 한쪽이 운용보수만 적고 다른 쪽이 여러 반복 비용을 합쳤다면 바로 비교할 수 없습니다. 펀드 안에서 빠지는 비용과, 투자자가 증권사 같은 중개업자에게 별도로 내는 거래 수수료도 구분합니다.
사고팔 때 생기는 가격 차이도 있습니다. 판매자가 팔겠다고 내놓은 가격을 매도호가, 구매자가 사겠다고 내놓은 가격을 매수호가라고 합니다. 아래는 가장 낮은 매도호가에 한 주를 산 직후, 가장 높은 매수호가에 되파는 별도 예입니다. 가격과 거래 가능 수량이 그대로이고 세금·수수료도 없다고 놓았습니다.
표를 좌우로 밀어 보세요. 키보드에서는 표를 선택한 뒤 방향키를 누르세요.
| 상품 | 내가 살 수 있는 가격 | 내가 팔 수 있는 가격 | 차이 | 매수가 대비 손실 |
|---|---|---|---|---|
| 가상 ETF A | 10,010원 | 9,990원 | 20원 | 약 0.20% |
| 가상 ETF B | 10,050원 | 9,950원 | 100원 | 약 1.00% |
A는 20 ÷ 10,010, B는 100 ÷ 10,050이므로 한 번 사고 되팔면 각각 약 0.20%, 1.00%를 잃습니다. 이 호가 간격을 스프레드라고 합니다. 매수만 한 순간에 왕복 손실 전부가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며, 실제 호가와 수량은 계속 바뀝니다. 다만 연간 비용률이 낮더라도 거래할 때 이 간격이 크면 더 많은 비용이 들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스프레드가 좁다는 사실만으로 적정한 가격에 샀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순자산을 펀드 지분마다 나눈 순자산가치(NAV)와 시장가격의 차이를 괴리율이라고 합니다. 살 가격과 팔 가격이 서로 가깝더라도 둘 다 NAV보다 높을 수 있습니다. 호가 간격과 보유 자산 가치에 비해 비싼지는 다른 비교입니다.
원화로 주문해도 환율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원화로 주문할 수 있는 ETF도 달러 자산을 보유하면 환율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달러로 표시된다는 사실만으로 그 펀드의 모든 경제적 위험이 달러 하나에만 연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거래 통화, 펀드의 표시 통화, 실제 보유 자산과 환헤지 방침은 서로 다른 항목입니다.
환헤지 없이 달러 자산 하나를 보유한 경우를 계산해 보겠습니다. 처음 자산 가치는 100달러이고 환율은 1달러에 1천 원입니다. 원화 가치는 10만 원입니다. 자산이 8% 올라 108달러가 되는 동안 환율이 1달러에 900원으로 내려가면, 원화 가치는 108 × 900 = 97,200원이 됩니다. 달러로는 이익인데 원화로는 2.8% 손실입니다.
비용과 분배금이 없을 때 원화 수익률은 (1 + 8%) × (1 − 10%) − 1 = −2.8%입니다. 8%에서 10%를 바로 빼는 계산과 차이가 납니다. 원화로 ETF를 매수했다는 주문 방식만으로 이 환산 효과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환헤지는 특정 환율 움직임의 영향을 줄이려는 별도 운용입니다. 무엇을 어느 통화로 얼마나 헤지하는지는 설명서에서 확인해야 하며, 비용이 들고 헤지로 줄이지 못한 환율 위험도 남을 수 있습니다. 펀드의 환율 위험을 줄여도 보유 주식의 하락까지 막는 것은 아닙니다.
비교 메모에는 상품과 클래스의 정확한 이름도 남겨 두세요. 클래스는 같은 펀드 안에서 비용이나 분배 방식 등에 따라 나눈 상품 종류입니다. 비슷한 이름을 쓰더라도 비용이나 분배 방식이 다르면 같은 가격 차트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현금을 지급한 상품과 펀드 안에 남긴 상품을 비교할 때는 지급된 현금도 포함한 총수익률을 봐야 합니다. 환헤지 역시 지금 고른 상품의 설명서에 적힌 방침을 기준으로 확인합니다.
추적 차이와 추적 오차는 다른 값입니다
비용과 보유 방식을 읽었다면 펀드가 기준지수를 얼마나 비슷하게 따라갔는지도 볼 수 있습니다. 같은 1년 동안 지수가 8.0%, ETF가 NAV를 기준으로 7.7%를 벌었다고 합시다. 두 수익률은 같은 통화이고, 지급된 현금인 분배금으로 다시 투자했다고 같은 방식으로 가정합니다.
ETF 수익률 − 지수 수익률은 −0.3%p입니다. ETF가 지수보다 0.3퍼센트포인트 뒤처졌다는 뜻이며 이를 추적 차이(tracking difference)라고 합니다. 차이만큼 별도 수수료를 더 냈다는 뜻은 아닙니다. 비용 외에도 일부 종목만 담은 방식, 남겨 둔 현금, 사고판 시점 등이 반영될 수 있습니다. 펀드 수익률에 이미 반영된 보수는 다시 빼지 않습니다.
한편 추적 오차는 여러 관측 구간에서 이 ‘펀드 수익률 − 지수 수익률’이 얼마나 흔들렸는지를 봅니다. 계속 조금씩 뒤처진 펀드와 앞섰다가 크게 뒤처진 펀드는 연말 차이가 같아도 움직인 과정은 다릅니다. 실제 수치를 비교할 때는 운용사의 정의, 관측 간격, 짧은 기간의 값을 연간 기준으로 바꾸는 연율화 방식까지 맞춰야 합니다.
이 수치들은 펀드가 따라간 정도입니다. 내가 실제로 사고판 시장가격과 개인 거래비용에 따라 내 계좌 수익률은 NAV 성과와 다를 수 있습니다.
수익률 옆에 비교 조건도 적어 두세요
상품과 클래스의 정확한 이름부터 적어 둡니다. 클래스는 같은 펀드 안에서도 비용이나 현금 지급 방식 등에 따라 나눈 종류입니다. 그 옆에 기초지수 전체 이름, 따라가는 방법, 환율 영향을 줄이는 환헤지 방침을 적으면 무엇을 비교하고 있는지 분명해집니다.
성과표에서는 기간과 통화, 분배금을 다시 투자했는지를 맞춥니다. 한쪽은 현금까지 포함한 총수익률이고 다른 쪽은 가격만 변한 수익률이면 비교 기준이 다릅니다. 보수에 들어 있는 항목과 호가·괴리율을 계산한 시점도 따로 확인합니다. 조건을 모르는 수익률은 같은 줄에 놓기 어렵습니다.
한 주가 1만 원인 ETF가 10만 원인 ETF보다 싸 보일 수 있지만, 펀드의 자산을 나눈 지분 한 단위의 크기가 다를 수 있습니다. 한 주 가격이 낮다고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자산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조건을 맞춘 뒤에도 과거의 성과 차이가 앞으로 반복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앞의 항목들은 차이가 왜 났는지 살펴보는 단서입니다.
예제의 가정
금액, 비중, 비용률, 환율과 수익률은 직접 만든 가상 사례입니다. 호가 계산은 같은 가격과 수량에서 즉시 왕복 거래한다고 가정합니다. 각 예시에 적은 통화·기간·분배금·비용 조건을 맞춰 비교했으며 실제 상품의 성과나 가격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편집·검증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