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성장률과 내 소득을 나누어 읽기

GDP·GNI 차이: 경제가 성장했는데 내 소득은 왜 다를까?

빵집이 빵을 더 비싸게 팔면 나라의 생산액도 늘까요? 해외 회사가 소유한 공장이 우리나라에서 만든 물건은 어느 나라에 셀까요? GDP와 GNI는 이런 질문을 나누어 보는 숫자입니다. 빵을 만드는 과정과 해외에서 생긴 소득을 따라가면, 경제가 커졌다는 기사와 내 월급이 다르게 움직이는 이유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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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이 만든 물건과 그 돈을 받는 사람

외국 회사가 소유한 공장이 국내에서 물건을 만들었다고 해보겠습니다. 생산이 이뤄진 곳은 국내이므로 그 생산은 국내 숫자에 들어갑니다. 이를 세는 GDP는 국내총생산입니다. 일정 기간 한 경제 안에서 새로 만든 최종 물건과 서비스를 값으로 나타냅니다. 손에 잡히는 빵과 자동차뿐 아니라 미용과 운송도 포함합니다.

다음 질문은 그 생산에서 생긴 소득이 누구에게 돌아가는가입니다. GNI, 즉 국민총소득은 그 경제의 ‘거주자’에게 돌아가는 소득을 봅니다. 거주자는 여권으로 나누는 국적이 아니라 주로 어디를 중심으로 경제활동을 하는지 등의 통계 기준에 따른 구분이며, 사람 외에 기업과 정부도 포함합니다. 여기서 일한 대가인 임금, 돈을 빌려준 대가인 이자, 회사가 이익을 나눠 주는 배당 같은 것을 묶어 본원소득이라고 합니다.

‘국민총소득’이라는 번역 때문에 한국 국적자의 전 세계 연봉을 합한 숫자로 읽으면 뜻이 달라집니다.

앞의 공장 소유자가 이 경제의 비거주자라면 그 사람에게 돌아갈 이자·배당 등은 GNI를 구할 때 조정할 수 있습니다. 공장이 만든 물건 전부를 GDP에서 빼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이 경제의 거주자가 해외에서 일하거나 투자해 얻는 본원소득은 국내 생산이 아니어도 GNI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두 지표의 수치가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통계가 틀렸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GDP는 생산이 이루어진 경제영역을, GNI는 소득이 귀속되는 거주자를 기준으로 묻는 질문이 다릅니다.

밀·밀가루·빵의 부가가치를 한 번씩 세기

밀을 키우는 농장, 밀을 갈아 밀가루를 만드는 제분소, 빵집이 같은 경제 안에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농장이 밀을 팔고, 제분소가 그 밀로 밀가루를 만들어 팔고, 빵집이 밀가루로 빵을 만들어 가계에 팝니다. 한 해 동안의 가상 생산입니다. 각 단계의 판매액을 모두 더하면 같은 재료를 여러 번 세게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표에서 ‘산출액’은 만든 것을 판 값입니다. ‘중간투입’은 그 생산에 사서 쓴 재료나 서비스의 값이고, 이를 뺀 만큼이 각 단계에서 새로 더한 ‘부가가치’입니다. 표 밖에서 사들인 재료·서비스, 수입, 제품세와 보조금, 팔지 않고 남은 물건의 증감은 없다고 가정합니다. 금액 단위는 만원입니다.

작은 화면에서는 표 안을 좌우로 움직여 모든 열을 읽을 수 있습니다.

가상 연간 생산: 부가가치 = 산출액 − 중간투입액, 모든 금액은 만원
생산 단계산출액사들여 사용한 중간투입새로 더한 부가가치
농장 → 밀30030
제분소 → 밀가루703040
빵집 → 최종 빵1207050
합계220100120

세 사업의 산출액을 합치면 220만 원입니다. 하지만 밀의 가치는 밀가루에, 밀가루의 가치는 빵에 이미 들어 있습니다. 각 단계가 새로 더한 30 + 40 + 50 = 120만 원이 이 모형의 GDP입니다. 가계가 산 최종 빵 120만 원과도 맞습니다.

부가가치를 곧바로 사업주의 순이익으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임금처럼 생산에서 생긴 소득도 그 안에서 나뉩니다.

또 GDP의 ‘총’은 고정자본소모, 즉 생산설비가 닳거나 낡는 데 따른 감가를 아직 차감하지 않은 개념입니다. 이 표에서 부가가치를 구했다고 회사의 비용을 모두 뺀 순이익까지 계산한 것은 아닙니다. 회사의 이익 구분은 매출·영업이익·순이익 글에서 따로 볼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받을 소득을 더하고 지급할 소득을 빼면

해외에서 일하거나 투자해서 받을 소득을 더하고, 이 경제 밖의 비거주자에게 돌아갈 소득을 뺍니다. 임금·이자·배당 등이 이 조정에 관련됩니다. 받을 돈에서 지급할 돈을 뺀 것이 ‘국외순수취 본원소득’입니다. 해외에 직접 투자한 기업이 번 이익을 현지 사업에 다시 남기는 ‘재투자수익’도 반영될 수 있어, 반드시 현금이 국내 통장에 들어와야 세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해외에서 국내 통장으로 들어온 돈을 모두 합하면 GNI가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가족에게 보내는 생활비 같은 이전소득과, 재화·서비스를 수출해 받은 대금도 본원소득과 구별해야 합니다. 수출입으로 구한 무역수지를 그대로 이 조정액에 넣을 수도 없습니다.

이번 표는 빵 생산과 별개의 가상 경제 전체의 1년치 금액입니다. 단위는 억원이며 모두 그해 가격으로 계산한 명목 금액입니다. 같은 경제를 생산 쪽에서 계산한 GDP와 소득 쪽에서 계산한 국내총소득(GDI)이 정확히 일치한다고 가정합니다. 서로 다른 자료로 구한 두 추정값의 차이인 ‘통계상 불일치’는 0입니다. 같은 기간·가격 기준에서 GNI = GDP + 국외 본원소득 수취 − 국외 본원소득 지급으로 계산합니다. 두 행은 별개의 경우입니다.

통계상 불일치가 없는 명목 모형, 단위: 억원
독립적인 경우GDP국외 수취국외 지급순수취GNI
수취가 더 큼1,0008050301,030
지급이 더 큼1,0002060−40960

첫 경우에는 국외 소득 순수취 30억 원을 더해 GNI가 1,030억 원입니다. 둘째 경우에는 순수취가 −40억 원이라 GNI가 960억 원입니다. GDP가 같아도 어느 거주자에게 본원소득이 귀속되는지에 따라 GNI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통계에서는 생산과 소득을 서로 다른 자료로 추계해 통계상 불일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위 표의 통계상 불일치는 0으로 가정했습니다. 공표된 숫자를 직접 대조할 때는 기간과 가격 기준이 같은지, 어떤 조정 항목이 들어 있는지까지 맞춰 봐야 합니다.

생산액이 15.5% 늘어도 생산량은 5% 늘었을 수 있습니다

생산액은 물건을 더 많이 만들어도 늘지만, 같은 개수를 더 비싸게 팔아도 늘어납니다. 그해 가격으로 계산한 금액을 명목, 가격 변화의 영향을 구별해 생산량 변화를 보는 금액을 실질이라고 합니다. 다음 표에서 두 질문을 따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다음은 다시 별개의 모형입니다. 한 종류의 동일한 품질의 최종 재화만 생산하고, A년 가격을 기준 가격으로 고정합니다. A년에는 100개를 개당 10,000원, B년에는 105개를 개당 11,000원에 생산·최종 판매했습니다. 재고 변동과 다른 재화·서비스는 없습니다.

표의 ‘디플레이터’는 이 모형에서 생산물 가격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나타내는 숫자이며 명목 GDP ÷ 실질 GDP × 100으로 구합니다.

가상 A년을 기준으로 한 고정가격 연습: 금액은 원, 디플레이터는 A년 = 100
가상 연도수량(개)개당 그해 가격명목 GDPA년 가격의 실질 GDP디플레이터
A년10010,0001,000,0001,000,000100
B년10511,0001,155,0001,050,000110

명목 GDP는 105 × 11,000 = 1,155,000원으로 15.50% 늘었습니다. A년 가격을 계속 적용한 실질 GDP는 105 × 10,000 = 1,050,000원으로 5.00% 늘었습니다. 가격 상승률은 10.00%입니다. 명목 증가율은 5%와 10%의 단순 합과 다릅니다. 수량과 가격의 변화가 함께 작용해 1.05 × 1.10 − 1 = 0.155가 됩니다.

A년을 100으로 놓았으므로 B년의 110은 가격이 10% 높아졌다는 뜻입니다. 실제 국민계정은 많은 품목과 품질 변화를 다루고 기준을 이어 가는 연쇄 방식 등도 사용합니다. 한 물건만 계산한 이 표가 공식 산식을 재현하거나, 가계가 겪는 물가를 모두 뺀 생활수준을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또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아무 GDP 금액에나 나눠 실질 GDP를 만들면 안 됩니다. GDP에 들어가는 국내 생산과 소비자가 사는 품목의 범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소비 물가 지표끼리도 범위가 다른 이유는 CPI·PCE·근원물가 글에서 설명합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내 연봉이 아닌 이유

‘1인당’은 총액을 인구로 나눴다는 뜻입니다. 1인당 GNI에는 가계의 월급뿐 아니라 기업과 정부 등에 돌아가는 소득까지 들어 있습니다. 총액을 나눠 얻은 평균이지 사람마다 그 돈이 입금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누가 많이 받고 적게 받는지, 세금을 내고 지원금 등을 받은 뒤 가계에 얼마가 남는지도 이 평균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이번에는 앞서 쓴 명목 GNI 1,030억 원을 출발점으로, 인구와 환율의 영향을 따로 바꿔 보겠습니다. 각 행은 기준 상황과 비교하는 독립적인 가정입니다. 환율은 해당 기간 명목 금액을 환산하기 위한 가상의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며 실제 환율이나 전망이 아닙니다.

명목 GNI는 억원, 인구는 명, 환율은 원/달러, 1인당 금액은 원과 달러
기준과 비교할 상황GNI(억원)인구(명)환율(원/달러)1인당 GNI(원)1인당 GNI(달러)
기준1,03010,0001,00010,300,00010,300
환율만 상승1,03010,0001,25010,300,0008,240
원화 GNI와 환율 상승1,13310,0001,25011,330,0009,064
GNI와 인구 함께 증가1,13311,0001,00010,300,00010,300

기준 상황의 계산은 1,030 × 100,000,000원 ÷ 10,000명 = 10,300,000원입니다. 이를 원/달러 환율로 나눕니다. 환율만 1,000원에서 1,250원으로 바뀌면 원화 금액은 그대로인데 달러 환산액은 10,300달러에서 8,240달러로 낮아집니다.

세 번째 경우에는 명목 원화 GNI가 기준보다 10.00% 늘었는데도, 달러로 표시한 1인당 금액은 −12.00% 변했습니다. (9,064 ÷ 10,300 − 1) × 100의 결과입니다. 원화 소득 변화와 환율 변화가 함께 들어간 결과입니다.

마지막 경우는 환율을 기준과 같게 두고 GNI와 인구를 같은 비율로 늘려, 1인당 금액이 그대로인 상황입니다.

이 표의 달러 환산액은 물가나 국가 간 구매력 차이를 조정한 금액이 아닙니다. 원화 GNI가 늘어난 부분도 명목 증가이므로 구매력이 그만큼 좋아졌다고 바로 결론 내릴 수 없습니다. 실질 GNI는 수출품 가격과 수입품 가격의 관계인 교역조건 등의 영향까지 살펴보는 별도의 측정이어서, 위의 한 재화 실질 GDP 계산으로 대신할 수 없습니다.

경제 전체의 성장과 개인의 소득

GDP가 늘어도 모든 업종이 같은 속도로 성장하지는 않습니다. 어느 산업에서 생산이 늘었는지, 늘어난 소득이 임금과 기업 소득 등에 어떻게 나뉘었는지에 따라 개인이 겪는 변화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은 업종 안에서도 고용 형태와 근무시간, 계약 조건이 다릅니다.

기사를 읽을 때는 생산을 센 GDP인지, 거주자에게 돌아갈 소득을 센 GNI인지 먼저 봅니다. 총액인지 인구로 나눈 금액인지, 그해 가격인지 가격 변화를 구별한 수치인지도 결과를 바꿉니다. ‘직전 분기 대비’는 바로 앞 3개월과, ‘전년 같은 기간 대비’는 1년 전의 같은 때와 비교합니다. ‘연율’은 그 짧은 기간의 변화가 1년간 이어진다고 환산한 비율이므로 실제 1년의 변화와 구별해야 합니다. 처음 발표한 추정값은 새 자료가 들어오며 나중에 고칠 수 있습니다.

GDP·GNI의 증가만으로 개인이 쓸 돈도 늘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경제 전체의 지표로 생산과 소득의 흐름을 보고, 개인에게 돌아온 임금·소득과 실제 생활비는 별도로 살펴보면 숫자끼리 엇갈리는 이유를 찾기 쉽습니다. 가격 수준과 물가상승률의 차이는 물가가 둔화해도 생활비가 비싼 이유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예제의 가정

네 표의 수치와 상황은 계산을 설명하려고 직접 만든 가상 예제이며, 현재의 국가 통계가 아닙니다. 빵 생산, 국외 소득, 단일 재화의 가격 변화는 각각 별개의 연간 모형입니다. 금액 단위는 표에 적었고, 국외 소득 표에서는 GDP와 GDI가 일치한다고 가정했습니다.

1인당 소득 표의 각 행은 기준 상황과 비교하는 서로 다른 가정입니다. 환율은 가상의 연평균 환산율이며 실제 시세나 전망이 아닙니다. 수치는 반올림 전 값으로 계산했습니다. 편집·검증 기준에서 글을 점검하는 방법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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